<아메리칸 호러 스토리American Horror Story> 시리즈는 미국 케이블채널 FX의 간판 공포 드라마다. 각 시즌마다 미국의 여러 도시전설을 토대로 한 무서운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에, ‘미국판 전설의 고향’이라고도 불린다.
시즌1이 방영되었을 때 1화를 틀었다가, 지극히 자극적이고 막장스런 내용을 세련되게 풀어내는 연출+베테랑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자연스럽게 팬이 되었다. 시즌2는 정말 흥미진진한 명작이었고, 레퍼토리 캐스트 자체도 무척 신선했다. 그 후로 새 시즌이 나올때마다 빠짐없이 챙겨보는 미드가 된 지 오래다.
다음 달, 그러니까 12월 1일부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a.k.a 아호스) 시즌9가 넷플릭스에 업데이트 될 예정이라고 한다. 소식을 들은 김에, 아호스 시즌별 내용 및 각 시즌 별 추천도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는 한 스토리가 길게 이어지는 형식이 아니므로 (매니아들을 위한 카메오 출연은 종종 있는 편이지만…), 시즌8 외에는 원하는 시즌만 골라 봐도 괜찮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1
“Murder House(저주받은 집)”
제작년도: 2011년
추천도: ★★★★
이것이 미국식 막장 공포 드라마의 시작이다!
서양 괴담이 소재라면 시작은 역시 ‘저주받은 저택’이지. 좋지 못한 일들(유산, 불륜)을 겪고 새출발하기 위해 LA의 저렴한 저택으로 이사온 벤&비비안 부부와 딸 바이올렛. 의도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택에서는 이상한 일이 생기고, 이웃집의 ‘콘스탄스’ 부인은 수상하기만 하다.
등장인물 중 하나인 메이드 ‘모이라’가 벤과 시청자들의 시선을 찐하게 사로잡는 덕에 ‘아메리칸 하녀 스토리’라는 재밌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 2
“Asylum(정신병자 수용소)”
제작년도: 2012년
추천도: ★★★★★
공포 good, 완성도 good, 배우연기 good
1960년대 카톨릭 정신병원에 연쇄살인 용의자가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아호스 시즌2 <어사일럼>.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웠고, 가장 좋아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대중적인 인기도 좋은 편이다.
외계인 납치, 나치 전범에 의한 실험, 천사와 악마 등 공포영화 단골 소재가 마구잡이로 등장하는데, 이걸 어쩜 이렇게 기막히게 연결했담..? 강압적인 시대적 배경도 공포감 조성에 한 몫 한다. 시즌2의 인상적인 캐릭터는 사라 폴슨의 ‘레나 윈터스’와 제시카 랭의 ‘주드’ 수녀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 3
“Coven(마녀 집회)”
제작년도: 2013년
추천도: ★★★
마녀들의 블랙 패션 구경하느라 눈이 즐거워
현대를 살아가는 마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아호스 시즌3 <코벤>. 마녀와 관련된 다양한 미신들이 등장하며, 부두여왕 ‘마리 라보(안젤라 바셋)’와 마녀의 우두머리 ‘피오나 구드(제시카 랭)’의 대결이 주된 내용이다.
통통 튀는 마녀 캐릭터들과 믿고 보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덕에 몰입감이 괜찮다. 시즌1에서 인기가 좋았던 타이사 파미가와 에반 피터스의 케미를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전체적으로 무난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 4
“Freak Show(프릭 쇼)”
제작년도: 2014년
추천도: ★★★★★
기괴함과 막장 찌통 스토리가 돋보이는 시즌
기형아들을 데리고 공연을 했던 서양의 ‘프릭 쇼’를 소재로 한 아호스 시즌 4. 배경은 1950년대 플로리다로, 프릭쇼를 운영하는 ‘엘사(제시카 랭)’가 부모가 살해당해 갈곳이 사라진 샴 쌍둥이 ‘베트&닷(사라 폴슨)’을 자신의 쇼에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 시즌 통틀어도 프릭쇼만큼 기괴하고 징그러운 장면이 많은 시즌이 없는데, 등장인물들의 비밀이 풀리기 시작하면 찌통까지 강하게 온다. 제시카 랭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시즌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5
“Hotel(호텔)”
제작년도: 2015년
추천도: ★★
레이디 가가가 등장하면 눈이 즐겁다
역시 괴담의 단골 소재인 ‘저주받은 호텔’을 소재로 한 시즌5 <호텔>. 배경은 이상한 사건이 끊이질 않는 LA의 호텔 ‘코테즈’이며, 호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수상히 여긴 형사가 코테즈에 직접 투숙하며 호텔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레이디 가가’가 주연을 맡아 당시 큰 화제가 되었다. 화려하고 몽환적인 영상미만큼은 돋보이지만, 영 설득력이 떨어지는 스토리 덕에 대중적인 평은 그리 좋지 못했던 시즌.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6
“Roanoke(로어노크)”
제작년도: 2016년
추천도: ★★★★
페이크 다큐가 주는 현실적인 공포감
16세기 미국 로어노크 식민지 섬의 사람들이 ‘크로아토안’이라는 글자를 나무에 새긴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로어노크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아호스 시즌6 <로어노크>. 페이크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몰입감과 공포감이 꽤 높다. 등장인물들이 많이 죽는, 피가 실컷 튀는 시즌이기도 하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로어노크 저택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다가 간신히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끈다. 제작진은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재연하는 후속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사건이 일어난 저택으로 향한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7
“Cult(컬트)”
제작년도: 2017년
추천도: ★★
정치적인 내용이 많다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편
‘카이 앤더슨(에반 피터스)’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선동해 범죄를 저지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해 미국 전체를 장악하고 싶어한다. 과연 그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시즌 7<컬트>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광대 괴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불거진 사회적 공포, 최근 대두되는 사회이슈들을 많이 등장시켰다. 유령이나 악마가 등장하지 않는 시즌이기도 하다. (그래,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지)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 8
“Apocalypse(종말)”
제작년도: 2018년
추천도: ★★★
아호스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다면 챙겨보자
핵폭발로 멸망한 지구, 겨우 벙커로 피신해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 <아포칼립스>. 시즌1 <머더 하우스>의 뒷 이야기를 시즌3 <코벤>의 등장인물들과 연관지어 풀어내는 크로스오버 시즌인지라, 팬들에게만큼은 그럭저럭 평이 좋다.
제시카 랭이 시즌1의 ‘콘스탄스’ 역으로 카메오 출연했으며, 코디 펀이 연기한 미스터리한 인물 ‘마이클 랭던’이 눈에 띈다.
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 9
“1984”
제작년도: 2020
제목과 포스터에서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아호스 시즌9 <1984>는 80년대 B급 슬래셔/고어 무비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 기존의 유명한 배우들이 빠지고 신인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시즌이라 그런지 시청률이 영 낮은 편이다. 대놓고 ‘슬래셔 무비’를 컨셉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연출의 퀄리티가 영 좋지 못한 부분도 많이 지적받고 있다.
욕 많이 먹고있는 시즌이지만, 혹시 모르니 12월에 직접 정주행하고 난 후 별점을 추가해보도록 하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