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용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
– “삶의 목표, 꼭 필요할까?”
디즈니 x 픽사 / 영화 ‘소울’
감독: 피트 닥터
개봉일: 2021년 1월 20일
상영시간: 101분
쿠키영상: 1개(엔딩크레딧 후)
등급: 전체관람가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소울’ 이 지난 주에 개봉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인사이드 아웃(2015년 작), 업(2009년 작), 코코(2018년 작) 를 만들었던 유명 제작진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극장개봉 대신 디즈니 플러스 채널에서 공개되었는데, 그 덕에 오히려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많은 시청자들이 감상하고 공감하는 작품이 되었다. 부모님과 함께 봐도 좋을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 줄거리, 개인적인 감상 후기, 쿠키영상 내용 등을 아래에 담았다.
※ 포스팅에 사용된 대부분의 이미지는 픽사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가져왔다. 홈페이지에서 영화 이미지 외에 캐릭터 컨셉 아트도 감상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들러보자.
영화 소울 초반 줄거리

뉴욕의 한 중학교에서 시간제 음악교사로 일하는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박영재)’ 는 재즈 밴드에 합류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우연히 유명 재즈 뮤지션 ‘도로테아 윌리엄스’와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조는 너무 기쁜 나머지 부주의하게 걷다가 맨홀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영혼 상태로 저세상 가는 길 앞에 놓여있는 조.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다보니 어린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 에 와 버린다. 어떻게든 지구로 돌아올 방법을 고심하던 조는 훌륭한 삶을 산 영혼들이 어린 영혼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유 세미나’에 참가하게 되고, 그곳에서 어린 영혼 ’22(사문영/티나 페이)’ 와 짝이 된다.

22는 지구로 가기 싫어 아주 오~랜시간동안 ‘태어나기 전 세상’에 머물러있는 열정 없는 영혼. 지금까지 수많은 멘토들이 22에게 붙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22는 지구로 가고싶어 안달난 조에게 어둠의 구역을 항해하는 ‘문윈드’ 를 소개시켜주고, 문윈드는 조에게 지구로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편, 저승으로 들어가는 영혼들의 숫자를 체크하던 ‘테리’ 는 사라진 조의 영혼을 찾기위해 이곳 저곳 탐색하기 시작하는데..
영화 소울 후기 – 어른들을 위로하는 영화

영화 소울, 일단 눈이 무척 즐거웠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나, 피카소·마티스 같은 유명 화가들의 드로잉이 떠오르는 제리&테리의 캐릭터 디자인은 인사이드 아웃의 내면세계만큼이나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브루클린의 가을 풍경은 고즈넉하고 정감가게 표현되어 보고있으면 가슴 한 켠이 촉촉해진다. NIN의 트렌트 레즈너, 영국의 음악인 애티커스 로스,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참여한 OST 덕에 귀도 즐거웠다.

소울은 즉흥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재즈’ 에 대해 잘 표현한 영화이면서(영화의 전개와 구조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재즈처럼 복잡한 편이다!), 이 따분한 삶을 어떻게 사랑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따스한 영화란 생각이 든다.

삶에 목표는 커녕 자신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킬 무언가를 전혀 찾지 못하는 22와, 어떤 수를 써서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조는 아주 상반되는 인물이다. 지구에 가서 난생 처음 몸을 가지고 걸어보고, 맛이 느껴지는 피자도 먹어보고, 지하철에 타서 사람들과 부딪혀보고, 기분좋게 부는 산들바람을 느끼는 22를 보며, 자연스럽게 ’22도 지구에서 결국 꿈을 찾게 되겠지? 아무리 사소한 꿈이라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애니메이션이겠거니’ 예상했는데, 영화가 내놓은 대답은 전혀 달랐다.

무사히 지구로 돌아와, 꿈에 그리던 도로테아의 밴드에 합류해 첫 연주를 마친 조. 공연장에서 나와 혼란스러워한다. 꿈을 이루면 뭔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어째 생각했던것보다 기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로테아는 그런 조에게 이야기를 하나 해 준다.
바다를 향해 헤엄치던 젊은 물고기가 늙은 물고기에게 물었어.
“바다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늙은 묽고기가 말했지. “지금 자네가 있는 곳이 바다라네.”
조는 22가 지구에서 지내는 동안 모은 잡동사니를 피아노 악보대에 늘어놓는다. 맛있게 먹었던 베이글, 운좋게 얻어먹은 사탕, 손 위로 떨어진 단풍씨앗을 보며 당시의 상황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즉흥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목표를 따라가는데에 급급해 순간의 행복함을 잊지 말고, 자신다운 삶을 사는 게 가장 의미있다는 메세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씬 중 하나는 조의 단골 이발소의 미용사 데즈가 꿈을 이루는데에는 실패했지만 행복하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삶에 목표가 없어 방황했던 적, 남들에 비해 너무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닌지 걱정해본 적, 목표를 이뤘지만 허무한 마음이 들었던 적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소울 – 자막판, 더빙판 뭘로볼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매니아라면 더빙판과 자막판으로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서로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소울 역시 더빙판 퀄리티가 무척 훌륭하다. 자막판에 비해 대사가 직관적이라 이해가 쉽고, 재치있는 표현들이 많이 나온다. 표지판이나 간판들도 한국어로 채워져있어 분위기가 색다르고 보기도 편했다.

영화 속 악역(으로 보이지만 사실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할 뿐)인 테리는 자막판에서는 남성스러운 목소리인데, 더빙판에서는 여성스러운 목소리인 점도 재미있었다. 22(트웬티투)는 ‘이십이’ 로 불린다. 영화 초반, 저세상으로 가기 위해 줄 서 있던 영혼 하나가 당황해하며 “내 바지 어디갔어?” 라고 한국어로 외치는 부분이 있는데, 더빙판에서는 불어로 나온다.
영화 소울 쿠키영상 – 어떤 내용? (스포주의!!)
엔딩 크레딧이 끝난 뒤 테리가 영화 끝났으니 빨리 집에 가라고 말한다. 왼쪽을 가르키며 말하기 때문에 영화관 출구가 왼쪽에 있다면 빵 터질 수 있다. 해당 캐릭터와 무척 잘 어울리는 대사지만 영화 내용과는 전혀 관련없는 쿠키영상이니 억지로 기다릴 필요는 없다.
영화 소울 더빙판 OST – 이적 ‘쉼표’
소울 한국어 더빙판 엔딩 크레딧에는 가수 이적이 부르는 ‘쉼표’ 가 흐른다.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원곡을 번안한 것이 아닌 오리지널 창작곡으로 이적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으며 연주는 재주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맡았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응원하는 따스한 가사는 영화 소울의 주제와도 잘 어울린다. 한동안은 영화의 여운을 즐기며 계속 들어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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